어릴 때 아토피가 있었던 사람만 성인 아토피를 걱정해야 할까요? 제가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례는 달랐습니다. 딸아이의 친구는 어릴 때부터 이어진 아토피가 성인이 된 지금도 목덜미와 관절 부위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성인 아토피는 단순한 피부 건조증이 아닙니다. 수면을 빼앗고, 외출 의지를 꺾고, 매일 아침 옷 한 벌 고르는 것도 전략이 되어버리는 질환입니다.피부가 '무너진다'는 게 무슨 느낌인지 — 성인 아토피 증상의 현실성인 아토피 피부염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좀 긁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가까이서 지켜보니 전혀 달랐습니다. 밤마다 이불을 걷어차며 잠을 못 이루고, 다음 날 눈 아래에 퀭한 그늘을 달고 출근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단순한 피부 문제가 ..
딸아이 발바닥이 울긋불긋 해지던 날, 저는 처음엔 모래 알레르기인 줄 알았습니다. 놀이터에서 신나게 모래놀이를 하고 들어온 지 이틀쯤 지나서였는데, 미열이 오르고 입안에 물집까지 생기기 시작하자 그제야 '이건 병원이다' 싶었습니다. 수족구병은 아는 것과 겪는 것이 완전히 다른 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 가볍게 지나가는 병이라고들 하는데, 실제로 아이가 통증으로 울며 밥도 못 먹는 모습을 보면 그 말이 전혀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수족구병의 정체와 전염 경로, 알고 보니 생각보다 독했습니다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Enterovirus) 계열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급성 감염 질환입니다. 여기서 장바이러스란 주로 소화기를 통해 몸속으로 침투하지만 전신 증상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군을 통칭하는 말로, 그중에서도 '..
갑상선에 물혹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을 때, 대부분은 "별거 아니겠지"라고 넘깁니다. 그런데 제가 교회에서 알게 된 한 집사님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안일한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몸이 너무 피곤해서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물혹 제거 레이저 치료 도중 사이즈 이상을 감지한 의사에 의해 뒤늦게 갑상선암이 발견되었고, 이미 임파선을 타고 상당히 전이된 상태였습니다. 이 글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검사부터 방사성 요오드 치료, 식단 관리까지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물혹인지 암인지, 검사 하나 차이입니다갑상선 결절(thyroid nodule)이란 갑상선 조직 안에 생긴 혹 덩어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갑상선 안에 뭔가 생겼다는 뜻인데, 문제는 겉에서 보거나 손으로 만져봐..
1,137만 명. 2013년 개봉 당시 이 숫자를 보고 저도 처음엔 그냥 흥행작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영화 은 1980년대 실제 발생한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돈과 명예를 쥔 변호사가 모두가 피하는 사건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장면이 지금도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천만 관객을 만든 줄거리, 핵심만 짚는다영화는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 송우석(송강호 분)은 고졸 출신으로 사법시험을 통과한 인물입니다. 판사 자리를 박차고 나와 변호사로 개업한 그는, 당시 다른 변호사들이 거들떠보지 않던 부동산 등기나 세무 자문 같은 영역을 파고들어 엄청난 수익을 올립니다. 대기업 ..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약 70%는 발병 후 2년 이내에 관절 뼈 손상이 시작됩니다. 저는 이 수치를 한참 뒤에야 알았는데, 사실 제 언니가 바로 그 시간 안에 치료를 시작한 케이스였습니다. 언니가 손가락 하나 제대로 못 구부리던 모습을 초등학생이었던 제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에, 이 병을 단순한 관절염이라고 가볍게 넘기는 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조금 무거워집니다. 아침마다 손이 굳는다면? 조조강직이 보내는 신호일반적으로 관절이 아프면 퇴행성 관절염부터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언니가 그냥 일찍 관절이 망가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두 질환을 구분하는 결정적인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조조강직(Morning Stiffness)입니다. 조조강직이란 아침에 잠에서 깨어났을 때 관..
기억이 깜빡깜빡하면 치매가 시작된 게 아닐까 걱정부터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친정어머니가 코로나 시기에 갑자기 자꾸 잊어버리기 시작하셨을 때 그게 제일 먼저 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병원에서 들은 답은 달랐습니다. 건망증과 치매는 단순히 증상의 정도 차이가 아니라,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체가 다른 문제였습니다.힌트를 줬을 때 기억이 살아나면, 그건 건망증입니다건망증을 치매의 초기 증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이 부분을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뇌가 정보를 잃어버린 게 아니라, 꺼내는 통로가 일시적으로 막힌 상태와, 정보 자체가 지워진 상태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배우 이름이 생각 안 나다가 "성이 최 씨잖아"라는 한마디에 "아, 최민식!"이 바로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