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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된 영화_왕과 사는 남자 (단종, 엄흥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냥 잘 만든 사극 영화려니 했는데, 클라이맥스 무렵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 는 조선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군주 단종과, 그의 마지막을 묵묵히 지킨 영월 호장 엄흥도의 이야기입니다. 1457년 청령포, 역사가 지우려 했던 그 기록을 스크린이 되살려냈습니다.적장자의 저주 — 태어나는 순간 시작된 비극제가 처음 단종이라는 인물에 관심을 가진 건 영화를 보고 나서였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건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왕' 정도였는데, 직접 겪어보니 그 배경이 이렇게 깊을 줄은 몰랐습니다.단종 이홍위는 조선 역사상 최초의 적장자(嫡長子)로 태어났습니다. 적장자란 왕비의 몸에서 태어난 맏아들을 뜻하는데, 쉽게 말해 왕권 계승의 정통성이 가장 확실하게 보장된 존재입.. 2026. 6. 29.
영화 마이클 리뷰 (각본 약점, 자파 잭슨, 음악 영화) 마이클 잭슨의 전기 영화 이 2025년 드디어 스크린에 걸렸습니다. 어릴 때 TV에서 처음 문워크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하다 넘어졌던 기억이 있는 저로서는 개봉 소식만으로도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습니다. 직접 극장에서 보고 온 지금, 솔직히 말하면 완벽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황제의 음악이 대형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그 순간만큼은, 충분히 값어치가 있었습니다.각본 약점 — 전기 영화가 아닌 플레이리스트가 된 이유전기 영화(바이오픽, Biopic)란 실존 인물의 생애를 극적으로 재구성해 그 사람이 왜 위대했는지, 혹은 왜 비극적이었는지를 서사로 납득시키는 장르입니다. 쉽게 말해 단순한 연대기 나열이 아니라, 한 인간의 내면을 따라가며 관객이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나 .. 2026. 6. 29.
얼어버린 지구 "설국열차" (세계관, 계급구조, 현실전망) 솔직히 처음 설국열차를 봤을 때, 저는 "이게 현실이 될 리 없잖아"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구 전체가 꽁꽁 얼어붙어 열차 한 대 위에서만 인류가 살아간다는 설정이 너무 멀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요즘 3월에 눈이 내리고, 6월인데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날씨를 몸으로 겪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설국열차가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얘기는 아닐까 하고요.얼어붙는 지구, 설국열차의 세계관이 낯설지 않은 이유영화 속 인류는 지구 온난화를 막겠다며 냉각제 'CW-7'을 대기에 살포했다가 오히려 지구 전체를 빙하기로 만들어버립니다. 인간의 기술로 기후를 통제하려다 더 큰 재앙을 불러온 셈이죠. 그런데 이게 딱 지금 우리가 논의 중인 지구공학(Geo-engineering.. 2026. 6. 29.
기생충 (계급 감정선, 모멸감, 파국) 아카데미 4관왕. 한국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받은 숫자가 주는 무게는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화면보다 가슴이 먼저 반응했습니다. 학창 시절 언니와 자취하던 반지하 방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습기와 곰팡이 냄새가 몸에 배던 그 시절, 기우네 가족의 눈빛이 낯설지 않았습니다.희망이 욕망이 되는 순간, 계급 감정선은 어디서 끊기는가영화 에서 기택(송강호 분)네 가족이 박 사장(이선균 분) 저택에 하나씩 스며드는 전반부, 여러분은 이들을 응원하셨나요? 저는 솔직히 응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응원 자체가 이 영화가 파놓은 가장 깊은 함정이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전반부의 감정선은 이른바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의 욕망을 따라갑니다. 여기서 사회적 이동성이.. 2026. 6. 29.
국제시장 (흥남철수, 파독광부, 이산가족) 눈물 없이 볼 수 없다는 말, 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는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4년 개봉해 1,4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은, 단순히 잘 만든 상업 영화를 넘어 대한민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한 세대 전체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작품입니다. 어릴 적 제가 살던 시골 동네에서 봤던,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에서 돌아온 친구 아버지의 그을린 얼굴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겹쳐 보였습니다. 흥남철수부터 파독광부까지, 역사가 한 사람을 어떻게 짓누르는가일반적으로 전쟁 영화는 총과 전투 장면으로 압도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가슴을 치는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무거운 장면은 총성이 아니라, 어린 덕수가.. 2026. 6. 29.
명량 (울돌목 현장, 흥행 신화, 사극의 명암) 솔직히 저는 명량을 그냥 '대한민국 흥행 1위 영화'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1,761만 명이라는 숫자는 알아도, 실제 전쟁이 벌어진 그 바다가 어떤 곳인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다 친구 아버지 조문을 위해 해남을 찾았고, 우연히 울돌목 앞에 서게 됐습니다. 그날 이후로 명량이라는 영화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울돌목에 직접 서보니, 12척이 얼마나 무모한 선택이었는지 알겠더군요조문을 마치고 일행과 함께 진도대교 쪽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목적지는 울돌목, 즉 명량해협(鳴梁海峽)이었습니다. 명량해협이란 해남과 진도 사이를 가르는 폭 약 300미터의 좁은 바닷길로, '물이 울며 돌아 흐른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름 자체에 이미 그 무서움이 담겨 있습니다.실제로 가보니 바닷물이 암초에 부딪히며 .. 2026.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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